2009. 1. 20. 23:55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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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900/800점 돌파하다.' 게시판을 처음 들어왔을때가 기억이 나는군요.

그들의 수기는 300점을 채 넘기지 못해 방황하던 저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이후 하루가 멀다하고 들락날락 거리며 많은 사람들의 수기를 읽으며

그들의 금자탑을 때론 동경어린 눈빛으로... 때론 악에 받힌 시샘으로... 바라보며

얼마간을 보내던 곳이었고. 2년이 지난 지금 제가 이곳에 글을 올릴 자격이

있는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가 되어있다는 것에 무한한 자부심을 느낍니다.


-수업들-

be동사가 무엇인지 8품사가 무엇인지 아무것도 모르던 초보시절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수업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초적인 것도 모르면서 제 실력을 너무 과신했던 탓인지 '토익'과 '회화'

수업을 동시에 끊었습니다. 기억이 생생하네요. public restroom이 무엇인지

몰라 쩔쩔 매는 고등학교 2년차였던 저를 바라보던 중학생들의 비웃음이요.

전 그반의 유일한 고교생이자 상고생이었기에 그 웃음들이 제게는 그당시에 너무도

무겁게 다가왔었습니다.

지금생각하면 부끄럽단 생각을 한것이 더욱 부끄럽지만 그로 인해

'직장인을 위한 왕초보반' 으로 반을 바꿔 기초부터 확실히 다질 수 있었고

저는 그당시 저의 결정에 대해 신께 감사드리고 또 감사드립니다. 그곳에서

한달간 배운건 고작 5형식에 대한 간단한 맛보기와 be동사에 대한 간략한 개요

정도였지만 그곳에서 저는 '자신감' 이라는 중요한 것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초보반을 마치고나서 한단계 올라간 후 배운 책이 '성문기초영문법'이었습니다.

'성문기초영문법' 수업은 제겐 가히 충격으로 다가왔었습니다.

'be동사가 이런거였구나' '8품사가 이런거구나' '주와 절이 이렇게 다른거였구나'

'to 부정사가 이렇게 쉬운거였구나.' 이런 생각이 쌓이고 쌓여 마침내...

'나도 하면 될수도 있겠다...' 로 발전해갔습니다. 그곳에서 영문법과정을

수료하고 토익이 목표였던 저는 좀더 전문적인 토익학원으로 옮겨갔습니다.

수업은 벅차고 이해도 힘들었지만 이상하게도 따라가지 못할정도는 아니었고

심지어는 저보다 더 모르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전 그 학원에 뼈를 묻기로 다짐하고 수업이

이해가 되던 말던 1년간을 다녔습니다. 그동안 저보다 못하는 사람은 한명에서

두명으로... 두명에서 세명으로... 1년이 지날즈음엔 저보다 높은점수대의

사람을 찾는것이 더 어려워졌고 이때 친 토익이 750점 이었습니다.

2002년 11월이군요.

학원에서 더이상 배울것이 없다고 판단하여 그만두고 집에만 박혀 10시간정도씩

공부만 한 기간이 7개월...

500점만 넘었으면 소원이 없겠다 생각하던 토익에서 920점을 맞으며

마침내 스스로를 만족시킬 수 있었습니다.


-교제-

처음 기초영문법 반을 들을때 '고등학교 우선순위 기초영단어'와 '중학교 우선순위

기초영숙어'를 사서 달달 외웠습니다. 그당시 저에겐 영숙어를 예문과 함께

외웠던것이 기초문법체계를 확립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던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후 토익학원에서 '배런스토익' 이라는 초중급 정도의 원서교제로 공부를 했고

그동안 꾸준히 '성문영문법'을 봤었습니다. 배런스토익과 수업시작할때 나눠주는

딕테이션을 반복할수록 LC정답갯수가 30개에서 50개로, 50개에서 70개 그리고

마지막 즈음엔 97개정도 맞았던걸로 기억합니다(초보자용입니다). 그러나 저에겐

LC에서의 괄목할 만한 성과보단 RC의 움직이지 않는 점수로 인해 많은 불안감을

느꼈었고 성문영문법을 그동안 20번도 넘게 봐왔음에도 30%를 밑도는 정답률에

절망을 느꼈었습니다. 토익을 포기할뻔했죠. 그리고 그때 정말 신의

도움으로 만날 수 있었던 책이 이익훈의 eye of the toeic 이었습니다.

제 문법은 심각하게 나무랄것이 없었지만 토익에 대한 경향분석이 되지 않아

점수가 나오지 않았다는걸 알았고 저 책을 보면서 제 스스로를 그 책에 맞춰간 결과

책을 다섯번째 볼때쯔음엔 정답률을 90%로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모의고사 외엔 교제를 산 기억이 없군요.

아직도 eye of the toeic은 시험다가오기 일주일 전 월례 행사처럼 봐주고 있습니다.


-공부법-

처음엔 도서관에 가서 죽치고 앉아 깜지만 썼었습니다. 단어하나당 예문을 10번만

쓰기로 했는데 막상 10번을 쓰고 나니 몇번 더 쓰고 싶은 생각이 들어 한번

두번 더 쓰던게 문득 정신을 차려보면 40, 50번씩 까맣게 적혀 있는 노트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에 비례해 볼 수 있는 단어는 줄어들었죠.

아침 수업이 끝나고 발에 불이나도록 도서관에 뛰어가 7시간 넘게 단어를 봐도

어떤날은 40개를 채 못보던 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문을 깜지로 반복하는

동안 to부정사니 수동태니 능동태니 하던 애매한 문법부분에 대한 감을 키울수

있었기에 시간낭비였다고는 보지 않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기초영단어를 보고

나서 본 책이 토익 단어의 바이블 '김대균의 토답보'였었을겁니다. 전 아직도

누군가가 영어에 대한, 토익에 대한 질문을 해올때면 이 책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을 절대로 잊지 않습니다. 여기 나오는 예문들은 정말 주옥같은 것들이어서

달달 외웠지만 예전처럼 무식하게 4,50번씩 반복하지는 않고 세네번만 쓰더라도

예문을 머리속에 새겨넣는 다는 느낌으로 공부했습니다. 리스닝에 대해 전혀

공부를 하지 않고 이 책에 나오는 예문만 들었음에도 리스닝에서의 동반상승

효과가 있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이 책도 15번 정도 봤었네요. 초반에는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나중에는 그냥 소설책 넘기듯이 봐도 예문이 생생하게

살아나 효과는 동일 혹은 그 이상이었습니다.

이 책을 보는 도중 오르지 않는 RC점수에 고민할 무렵 만난 책이 eye of the toeic

입니다. 이 책은 단어는 제가 따로 공부하고 있었기에 어휘부분은 건너뛰고

숙어, 관용어구를 본후 그에 대한 모의문제 10회, 문법파트20회를 본후

모의고사 8회치... 파트7은 보지 않았습니다. 위의 패턴을 계속 반복했고

지금은 수시간정도면 1회독이 가능할 정도로 숙달됐습니다. 물론 한번

풀었던 문제니 눈감고도 풀겠고 단순반복에 회의가 들기도 했지만

횟수가 넘어갈수록 자기도 모르는 새에 문제를 푸는 감이 늘어가

똑같은 문제여도 반복하면 할수록 한회를 푸는데 걸리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위의 과정을 반복했지만 점수는 매달

올랐습니다. 제자리였던적은 있지만 떨어진적은 없었습니다.

참고로 파트7은 파트6의 정답률이 100%에 한없이 가까워지고 더이상 지문에서

모르는 단어가 사라질때쯤 저절로 해결됐습니다. 파트7은 따로 공부한적

없습니다. 파트7은 파트5+6이라 생각하며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보너스

문제정도로 생각하시고 파트 5 6 공략에 힘을 쏟으시다 보면 언젠가는 점수

밭으로 변하게 될것입니다. 문제를 풀때 처음에는 단순 구조 문제여도 해석을

하고 빙빙 돌며 시간을 잡아먹었지만 어느순간부터는 블랭크의 전후를 살펴

답을 찾는 법을 알게 됐고... 그것을 뛰어넘어서는 어쩐일인지 다시 처음부터

끝까지 해석하는 방법으로 회기해버렸지만 시간은 10분정도씩 남습니다.

알면서 틀리는 문제도 많이 줄었습니다.

800점대에서 900으로 올라오는데 고생을 많이 했구요. 마지막 달의 점수는 490 430입니다.

비록 고수분들께 견줄만한 점수는 아니지만 혹시나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서없는 글 적어봅니다.


저처럼 아무것도 모르던 놈도 소위 900점 맞았습니다. 900점을 넘고나니

자신감이 생기고... 왠지 헤프게 써버린 지난날에 대한 보상을... 조금이나마

한듯한 기분이 들어 너무나 기쁩니다. 20년 넘는 세월을 채우기 위해

저는 아직도 닥치는 대로 공부를 하고 있지만 예전처럼 불안해 하지는

않습니다. 기간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꾸준히' 라는 전제조건만

주어진다면 불가능은 없다고 봅니다. 저는 요령을 몰라 2년이 걸렸지만

이렇게 도움될만한 정보들로 가득한 카페라던가 영어고수분들의

도움을 받으면 저 기간은 급수적으로 줄어들겠죠. 열심히 하셔서 토익을 당당하게

졸업하시길 바랍니다.
원본 : 어느 상고생의 920점 토익 수기.
Posted by 돌마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