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4. 30. 21:30

원문출처 : http://miznet.daum.net/contents/life/money/buza/view.do?cateId=9819882&docId=17385&pageNo=1

20대 대학생, 5년 만에 10억 모으기

'과외 아르바이트 하며 개미 투자 시작, 주식 투자 성공으로 음식점 창업'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야바톤 돈가스 대표 신태용씨(28)는 아직 대학생(고려대학교 경영학과 4학년 휴학 중)이다. 음식점의 창업비 2억2000만원을 비롯해 10억원의 목돈을 주식 투자를 통해 모으게 됐다.
젊다고 해서 주식 경력이 결코 짧지는 않다. 그가 주식에 발을 들인 것은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1994년 아버지가 경제에 관심을 가져보라며 입학 선물로 1만원짜리 주식 30주를 주었다. 회사에 상관없이 1만원짜리만 골라 준 것. 이후에도 세뱃돈, 용돈 등 여윳돈이 생기면 주식으로 바꿔다 주었다. 이렇게 모인 주식은 고3 때 IT 업종의 호황으로 절정을 이루어 200만원까지 됐다. 그러나 그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에 진학했던 2000년 3월, IT 버블이 꺼지면서 그의 주식 자산은 5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주식 투자의 첫 실패였다.
“원래 계산에 밝은 편이어서 대학에 오고 나니 가계가 더 잘 보이더라고요. 동생이 둘인데 대학도 보내야 할 것 같았고,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죠. 오기로 더 열심히 하게 됐어요.”
주식 투자를 다시 시작하기 위해 과외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500만원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01년에는 9·11 사태로 보유 주식은 100만원이 됐다. 두 번째 실패였다. 하지만 이제는 ‘될 때까지 해보자’는 오기가 생겼고 ‘왜 실패했을까’에 대한 나름의 분석도 하게 되었다. 우선 2002년 학교를 휴학하고 본격적으로 과외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매달 163만원씩 적금을 부었고 2000만원을 모았다. 그 무렵 『한국형 가치투자전략』을 읽고 기업 가치를 보고 투자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부모님께 3000만원을 받고, 제가 모은 돈을 합쳐 5000만원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했어요. 2000년, 2001년에는 단기적으로 예측해서 주식 투자를 하는 게 대세였어요. 저 역시 기술적 분석 차트만 보고 투자를 한 거죠. 책도 별로 없었고, 잘 몰랐으니까요.”

철저한 기업 분석으로 집중 투자
그는 포트폴리오를 짜서 분산 투자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확실한 한두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편이다.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가 종목을 선택하는 방법은 네 가지다. 먼저 객관적인 분석이다. 재무제표, 사업 보고서 등을 찾아보고 기업의 실적이 좋아지는가를 살피는 것이다. 금융정보원의 전자공시시스템(dart.fss.or.kr)을 이용해 기업의 히스토리, 재무 상태, 수익성, 자산 가치 등을 면밀히 따져본다. 또 애널리스트의 분석, 기업의 홈페이지, 전자 신문 같은 업계 관련 사이트 등을 살펴본다.
두 번째는 실제로 그 회사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몸으로 느끼는 것이다. 옥수수 수염차가 부기 완화 등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하자 광동제약을 유심히 살폈다. 현대자동차의 신차 ‘제너시스’가 1만 대 정도 계약을 따내자 현대자동차도 투자 대상이 되었다. ‘제너시스’는 5000만원이 넘어가기 때문에 수익성이 좋아지고 실적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수출입 회사라면 그 교역국에 거주하는 지인에게 회사의 인지도 등을 문의하는 것도 방법이다.
세 번째는 대외 변수를 고려하는 것이다. 환율과 원자재 가격 등을 반드시 챙겨야 하는 종목이 있다. 구리, 알루미늄을 원재료로 쓰는 회사는 원자재의 비중이 높아서 수익 변동이 생긴다.
“부동산 투자는 굉장히 조심스럽게 하잖아요. 누구든지 투자를 하기 전에 그곳에 가보는 것은 물론 주위 환경까지 살펴보죠. 반면 주식 투자는 좀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는 주식 투자를 하는 동안 2주에 한 번씩 기업 담당자에게 전화해 확인하는 것은 물론이고, 직접 발로 뛰어 회사를 찾아갔다. 투자자 입장에서 회사가 잘 굴러가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지켜볼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투자는 미래를 보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과정을 보고 미래에 얼마만큼 수익이 날지 수익 추정을 해야 합니다. 주식 투자를 해놓고 가만히 있는 경우가 많아요. 정말 위험한 거예요. 확인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기 때문이죠. 지속적으로 확인을 하지 않을 때 리스크가 발생해요.”
기업 탐방을 가서 기업 정보에 관한 설명을 듣고 리스크가 될 만한 요인을 집중적으로 물어보았다. 그럴 때마다 이성적인 판단으로 정보를 추려내는 작업이 가장 어려웠다. 내부인은 기본적으로 회사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맹목적으로 믿게 되기 때문이었다. 객관적 사실은 받아들이고, 주관적이고 낙관적인 정보는 잘 가려 들어야 했다.
“각 기업 담당자들은 홍보 차원에서 ‘좋다’라고만 이야기하기도 해요. 그런데 정보를 받고 찬찬히 살펴보면 의문점이 생기거든요. 그걸 꼬치꼬치 캐물으면 서먹서먹해지면서 분위기가 냉랭해질 때도 많았어요.”

개미 투자로 주식 경험, 투자 금액 단계별로 높였다
리스크에 대한 대비책 또한 지금까지 강조한 대로 ‘항상 확인하는 것’이었다. 생각하는 방향과 기업이 다르게 갈 때 투자 비중을 줄였다. 만약 잘못됐다고 생각하면, 과감하게 투자를 접었다. 반면 회사는 생각하는 방향대로 잘 가고 있는데 시장 상황이 안 좋아 주가가 떨어질 때는 오히려 추가 매입을 했다.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기업에 실질적인 경영 악화를 가져온다면 투자를 줄이지만, 그 시장 상황에 묻혀서 동반 하락하는 것이라면 추가 매입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 회사의 미래를 보고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주식을 살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처음 시작하는 개미 투자자들에게 직접 투자보다는 간접 투자를 권한다.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직접 투자하는 것은 전쟁터에 총, 칼 없이 나가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직접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애널리스트와 펀드 매니저, 두 가지 역할을 다 할 수 있어야 해요. 분석하는 것은 애널리스트 영역이고, 투자하는 것은 펀드 매니저의 영역이에요. 분석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고, 의사 결정을 위해서는 경험을 해봐야 하죠.”
직접 투자를 한다면 적은 금액으로 시작해 경험을 쌓을 것을 당부한다. 경험이 없으면 한 번에 무너질 수 있으니 차근차근 투자 금액을 늘려 나가는 게 안전하다는 것이다.
주식으로 100% 재테크를 했던 그는 앞으로는 연금에도 가입할 생각이다. 작년 가을에 결혼을 해 부인에 대한 책임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철저하게 따져 보고서야 투자하는 그는 앞으로의 계획도 신중하다.
“2009년 가을에는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취직하고 싶어요. 5~10년 동안은 일을 배워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나중엔 투자 회사를 설립하는 게 꿈이에요.”


Real Advice

1 간절함을 가져라 주식 투자나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은 금물이다. 쉽게 투자한 돈은 쉽게 빠져나간다.
2 준비하고 천천히 경험하라 애널리스트로서 기업에 대해 분석하고, 펀드 매니저로서 운용의 묘를 키워라. 최소 2~3년 준비 기간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계좌를 관리하라. 공부하면서 투자의 감을 키우는 것이다.
3 복리 수익을 올려라 PBR(주가순자산비율) 1 미만이면서 흑자를 내고 있는 업체는 리스크가 적다. 이런 업체부터 시작해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업체로 조심스러운 투자를 하라. 직접 투자는 반드시 적은 금액으로 시작해라.


Posted by 돌마루™